출처: The New Sheridan Club 영상 (https://youtu.be/ln_wmSy4W4w)
이 강연은 건축가이자 이론가인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생애, 주요 저서, 건축 이론의 변화, 그리고 그에 대한 비평과 논쟁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는 빈에서 태어났으나 부모 중 한 명이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1938년 영국으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자랐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 하버드, MIT에서 교육받았으며 버클리 대학에서 오랫동안 가르쳤습니다. 그는 전후(post-war) 건축 주류에 대한 주요 비평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이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중시하고 공학자나 사회과학자도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려 했습니다. 그는 수학, 교통 이론, 컴퓨터 과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방법론을 융합하는 **'통섭(Consilience)'**의 접근을 취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기술 중심적이거나 예술적 파격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만족감을 주는 '인간적인(humane)'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건물이 마치 "사람의 얼굴에 핀 미소"처럼 느껴지기를 원했습니다.
알렉산더는 어린 시절부터 아름다움에 객관적인 데이터나 공식이 존재하는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가난한 장학생 시절에도 자신의 돈을 들여 미학 교수를 개인 튜터로 고용할 정도로 열정적이었습니다.
그는 낭만주의적(주관적, 개인적) 미학보다는 고전적(규칙 기반, 보편적) 미학을 추구했습니다. 프랜시스 허치슨(Francis Hutcheson)의 "다양성 속의 통일성(uniformity within variety)" 개념을 인용하며, 자연이나 전통 건축처럼 복잡하지만 일정한 반복과 질서가 있는 상태를 이상적으로 보았습니다.
알렉산더의 첫 번째 주요 저서로, 26세 때인 1963년에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합니다.
배경 및 성과:
- 이 저서는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미국 건축가 협회(AIA)는 건물 설계가 아닌 이 '연구' 자체에 상을 주기 위해 새로운 상을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핵심 방법론 (집합론과 알고리즘):
- 당시 유행하던 **집합론(set theory)**을 사용하여 디자인의 복잡성을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 상호 연관성이 강한 디자인 기준(criteria)들을 묶어 디자인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줄여나가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계층적 의사결정 나무 (Hierarchical Decision Tree):
- 복잡한 문제를 '다루기 쉬운(tractable)'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
- 예: 주전자를 디자인할 때, '작동해야 한다', '저렴해야 한다' 등의 요구사항을 하위 범주로 계속 쪼개고 연결하여 계층적인 트리 구조의 도표를 만드는 방식
알렉산더가 자신의 초기 이론에 회의를 느끼고 방향을 전환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입니다.
초기 연구:
- 인도 구자라트의 한 마을에 거주하며, 자신이 개발한 방법론(형태의 합성)을 적용해 마을 건물의 사용 패턴과 건축 방식을 연구했습니다.
정부의 제안:
- 구자라트 주 정부는 댐 건설로 인해 해당 마을이 수몰될 예정이니, 알렉산더에게 주민들이 이주할 새로운 마을을 설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거절과 깨달음:
- 알렉산더는 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 그는 자신이 비록 데이터를 모았을지라도, 그 문화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잠시 낙하산 타고 내려온 사이비 인류학자"에 불과하며, 자신이 설계하면 **"일을 망칠 것(screw it up)"**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교훈 (Vernacular Architecture):
- 건축가 한 명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대신, 현지인들이 오랜 시간 발전시켜 온 '암묵적인 규칙'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 예: "이웃집 앞에 막대기를 세우지 않는다", "두 집의 문이 서로 마주 보게 하여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다"
- 이러한 규칙들이 자연스럽게 마을의 형태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는 나중에 '사용자 참여'를 강조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가 상을 받았던 이전 이론(계층적 트리 구조)을 스스로 반박한 에세이입니다.
트리(Tree) vs 세미 라티스(Semi-lattice):
- 도시의 구성 요소들이 단순히 상위 항목에 포함되는 계층적 '트리'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됨
- 실제 도시의 요소들은 서로 복잡하게 중첩되고 연결되는 '세미 라티스' 구조를 가져야 함
중앙집중의 문제점:
- 도시나 이웃의 행정과 디자인이 중앙집중화(centralized) 되어서는 안 됨
- 그렇다고 완전히 탈중앙화되는 것도 아닌 **'분산(distributed)'**된 시스템이어야 함
사례 분석 (도로망):
- 트리 구조: 모든 이동이 중심을 거쳐야만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구조는 거대한 교통 체증을 유발
- 그물망 구조: 서로 연결된 그물망 형태는 흐름을 훨씬 원활하게 함
주거 단지 적용:
- 주거 단지가 너무 빽빽하지도, 너무 헐겁지도 않은 '중간 밀도(medium coverage)'를 가질 때 기능적
- 주민들이 다양한 경로로 이동할 수 있을 때(화재 시 대피나 이웃과의 교류) 훨씬 효과적
- 트리 구조로 된 아파트는 이웃을 만날 기회를 차단하지만, 복잡하게 연결된 구조는 사회적 교류를 증진
그의 가장 영향력 있는 베스트셀러입니다. 지역, 마을, 건물, 방에 이르기까지 253개의 '패턴'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살기 좋고 기능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규칙들입니다.
농업 계곡 (Agricultural Valleys):
- 계곡 바닥이나 강가는 농경지로 보존하고, 건물은 경사지나 고지대에 지어야 한다는 원칙
식별 가능한 이웃 (Identifiable Neighborhood):
- 대규모 지역을 5분 도보 거리 정도의 작은 단위로 나누고, 주요 도로는 그 외곽을 지나게 해야 한다는 원칙
공공 야외실 (Public Outdoor Room):
- 부분적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면서도 공공적인 야외 공간의 필요성
지붕의 형태:
- 지붕은 단순히 비를 막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쉘터 역할을 해야 함
- 뚜렷한 경사와 처마가 있어야 함
많은 사람들이 이 패턴을 따랐지만, 알렉산더는 결과물들이 전통 건축이 가진 "우아함(elegance)"이나 "심오한 전체성"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알렉산더는 자연의 형태학(morphology)을 건축에 적용하여, 마치 언어의 문법처럼 건물을 생성하는 근본적인 규칙을 찾고자 했습니다. 이는 우주의 본질적인 질서를 건축에 반영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언어에서 명사와 동사가 규칙에 따라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내듯, 건축에서도 소수의 규칙이 상호작용하여 복잡하고 조화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원리입니다.
그는 생명력 있고 전체성을 가진 구조물들이 공유하는 15가지 기하학적 속성을 정리했습니다.
1. 규모의 단계 (Levels of Scale)
-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크기의 요소들이 반복되며 연결되어야 함
- 예: 나무의 가지 구조, 프랙탈
- 큰 벽 하나가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니라, 큰 요소, 중간 요소, 작은 요소가 프랙탈처럼 단계적으로 반복되어야 함
2. 강한 중심 (Strong Centers)
- 공간을 조직하는 명확한 중심점이 있어야 함
- 예: 카이르완의 모스크(Mosque of Kairouan), 이탈리아 트룰리(Trulli) 주택의 지붕 꼭대기 장식
3. 교대 반복 (Alternating Repetition)
- 단순한 복제가 아니라, 변화와 리듬이 있는 반복이어야 함
- 예: 기둥 사이의 창문 변화
- 똑같은 창문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것은 '정보가 붕괴된(collapsible information)' 상태
4. 국소적 대칭 (Local Symmetries)
- 전체가 획일적으로 대칭일 필요는 없으나, 내부의 작은 요소들이 서로 대칭을 이루며 중첩되어야 함
5. 거칠기 (Roughness)
- 자연물은 현미경으로 보면 거칩니다
- 너무 매끄러운 것은 자연스럽지 않으며, 적절한 질감과 거칠기가 있어야 함
6. 경계 (Boundaries)
- 건물과 환경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두껍고 명확한 경계가 있어야 함
알렉산더가 말하는 질서는 삭막하고 단순한 것이 아니라, 복잡하지만 그 안에 조화가 있는 상태입니다.
알렉산더는 자신의 이론을 따르지 않는 것을 도덕적 잘못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어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는 다소 독선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토론은 알렉산더의 '조화' 추구와 아이젠만의 '부조화' 추구가 정면으로 충돌한 사건입니다.
아이젠만의 주장 (부조화와 긴장):
- 현대 사회는 소외와 불확실성의 시대이므로, 건축도 이를 반영하여 부조화(disharmony)와 지적 긴장을 줘야 함
- 캔틸레버가 지나치게 높거나 기둥이 너무 얇아 불안정한 느낌을 주는 건물을 좋아함
- 샤르트르 대성당 비하: "고딕 성당은 하나 보면 다 본 것"이라며 샤르트르 대성당이 지루하다고 말함
- 팔라디오 건축(Palazzo Chiericati) 해석: 감성적인 '전체성'이 아니라, 지적인 '차이의 위상학(topology of differences)'으로 해석하며 좋아함
- 라파엘 모네오(Rafael Moneo)의 시청사: 기둥이 너무 얇고, 처마가 너무 높아서 비를 막지 못하는 점을 칭찬함. 그 불안정함과 기능적 결함이 주는 느낌을 좋아함
알렉산더의 분노:
- 알렉산더는 아이젠만이 **"세상을 망치고 있다(fucking up the world)"**고 격렬하게 비난
-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소외되고 힘들다. 왜 건축까지 그들에게 고통을 주어야 하는가? 건축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조화를 주어야 한다"고 반박
- 아이젠만의 건물은 중심이 없고, 입구가 어디인지 모호하며, 경계가 흐릿함
- 특히 홀로코스트 기념비는 똑같은 콘크리트 블록의 반복으로, 알렉산더가 말하는 '규모의 단계'나 '강한 중심'이 전혀 없는, 인간을 불안하게 만드는 디자인
발표자는 알렉산더의 건물이 시각적으로 아주 아름답지는 않을 수 있지만, 매우 "인간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줄리안 스트리트 인 (Julian Street Inn) - 캘리포니아 노숙자 쉼터:
- 일반적인 수용소 같은 느낌이 아님
- 정원과 인간적인 척도를 가진 창문 등을 통해 거주자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지어짐
에이신 캠퍼스 (일본):
- 영상에서 언급된 또 다른 건물 사례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청중들과의 다양한 토론이 이어집니다.
한 청중은 알렉산더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디자인 패턴(Design Patterns)"과 "싱글톤 패턴"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나, 그것이 오히려 프로그래밍에 해를 끼쳤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다른 청중은 바비칸(Barbican) 센터와 같은 브루탈리즘 건축을 비판하며, 엘리트 건축가들이 노동계급을 위해 짓는다면서 실제로는 위험하고 살기 끔찍한 **"쓰레기 같은 집(shit houses)"**을 지었다고 격렬하게 비난했습니다.
- "건축가들은 자신들은 멋진 조지안 양식 주택에 살면서, 노동계급을 위해서는 쓰레기 같은 집을 짓는다"
- 런던의 현대식 공공 주택 단지들이 위험하고(강간과 강도가 일어나는 통로), 춥고, 살기 끔찍한 곳이라며, 알렉산더나 노먼 포스터 같은 건축가들이 평범한 서민(연봉 2만 5천 파운드 이하)의 삶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
또 다른 청중은 런던의 주택들에 무분별하게 지어지는 **평지붕 증축(flat roof extensions)**이 스카이라인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다른 의견으로는, 경사 지붕은 뒤쪽 건물의 채광을 막기 때문에(right to light), 평평한 지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청중은 자동차가 사회 구조를 위협한다는 내용(패턴 22)과 관련하여 유나바머 선언문을 인용하며 현대 기술 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덧붙였습니다.
이 영상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이론적 여정(수학적 분석에서 인간 중심적, 자연적 질서 추구로의 이동)을 추적하며, 그가 현대 건축의 주류와 어떻게 대립했는지, 그리고 그의 유산이 건축과 다른 분야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NotebookLM을 통해 영상 내용을 추출하여 한글로 정리한 것입니다.